[히브리어] 2. 문자와 발음(1) - א ~ ה

요약

1. 히브리 문자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쓴다.

2. 일부 문자는 단어의 끝에 올 때는 다른 형태의 글자를 쓴다.

3. 히브리어는 원칙적으로 모음 기호가 없지만, 일부 글자가 모음처럼 쓰이기도 한다.

4. 같은 글자라도 발음이 달라질 수 있으며, 규칙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

5. 단, 발음 자체는 생각 외로 쉽다. 적어도 개별 발음이 당신의 학습 의욕을 떨어뜨리진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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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유로든, 당신이 히브리어를 공부하기로 시작한 이상 맞닥뜨리는 첫 번째 장벽은 너무나도 생소한 문자일 것이다. 로마자를 쓰는 수많은 유럽의 언어들을 생각해 보자. 당신이 어느 언어를 할 줄 아는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글자는 볼 줄 알 것이다. à, ê, ç 등 글자 위아래로 기호가 붙은 것조차도, 배우고 보면 저 기호 덕분에 글자 읽기가 더 쉬워지는 것이다.(사실 이건 영어가 이상한 거다)

 

반면, 히브리어는 일단 글자조차 헷갈린다. 

 

히브리어 위키피디아. 뭔가 레이아웃이 이상하다.

 

우선 보자. 글자부터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쓴다. 이게 겉으로 보이는 히브리 문자의 가장 큰 특징이다. 이것부터 유념하며, 문자를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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א  알레프(Aleph‮(

첫 글자부터 헷갈리는 소리를 하겠다. 이 글자는 그 자체로는 음가(音價, 소릿값)가 없다. 그럼 왜 쓰이느냐? 다른 모음을(적혀 있든, 안 적혀 있든) 어떻게 소리내야 하는지를 돕는 글자라고 보면 된다. 알레프에 대응하는 아랍 문자의 첫 글자인 알리프도 취급은 비슷하다.

 

• אני (A-N-Y) /aní/ '나'
• אמת (A-M-T) /emét/ ‘진실’
• איש (A-Y-Sh) /ish/ ‘남자’
• ראשון (R-A-Sh-V-N) /rishón/ '첫번째'

 

위 예시를 보자. /a/, /e/, /i/.. 엉망이다. 어떤 경우에는 알레프만으로 /i/가 나기도 하고, 어떤 경우에는 요드와 함께 /i/ 소리를 만들기도 한다. 이처럼, 히브리어에서는 자음이 모음을 도와주는 식의 쓰임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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ב 베트(Bet)

잘 보이는 글자 중 하나이다. 다게쉬라고 하는, 글자 안에 찍히는 점의 유무에 따라 발음이 갈리는 글자이다.

 

• בּ (다게쉬 있음): /b/
• ב (다게쉬 없음): /v/

갑자기 다른 문자들 이야기를 좀 하겠다. 그리스 문자 Β(베타)는 원래부터도 영어처럼 /b/ 발음이 났지만, 발음을 편하게 하려다 보니 시간이 지나며 /v/까지 변해 버렸다. 키릴 문자의 В가 /v/~/w/ 발음이 나는 것도, 베타의 발음이 변하고 나서라더라더라더라. 스페인어도 B 발음이 좀 무너졌는지 /v/에 조금은 더 가까운 소리가 나는 듯하고. 히브리 문자의 베트 역시 비슷한 변화를 겪었다고 생각한다. 다게쉬가 안 찍힌 것은 /v/ 소리를 내고, 정작 원래의 /b/ 발음은 점을 찍어서 표현을 하니까.

문법적인 기능도 있는 글자이다. '-ב' 는 전치사의 하나로, '~에', '~에서', '~ 안에서' 정도의 의미로 쓰이며 물리적/추상적 범위를 가리지 않고 영어의 in, at, on 정도의 의미를 가지는 글자이다. 

 

• בית (B-Y-T) /báyit/ ‘집’
• אביב (A-V-Y-V) /avív/ ‘봄’
• ברווז (B-R-V-V-Z) /barváz/ ‘오리’
• בשנה הראשונה (B-Sh-N-H H-R-A-Sh-V-N-H) /be-shaná ha-rishoná/ '첫 번째 해에(in the first year)'
• באופן מיידי (B-A-V-P-N M-Y-Y-D-Y) /be-ófen meyadí/ '즉각적인 방법으로(in an instant way) -> 즉시(instantly, immemdiate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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ג 기멜(Gimel)

/g/. 기멜은 영어의 dog나 get의 g 발음과 동일한 /g/ 발음 하나만 나며, 별도의 문법적 기능은 없다. 참고로, 인쇄체와 필기체의 차이가 큰 글자 중 하나이다. 뒤에 어포스트로피를 붙인 'ג는, 영어의 /j/ 발음을 낸다.

 

• גלידה (G-L-Y-D-H) /glída/ ‘아이스크림’
• גשר (G-Sh-R) /geshér/ ‘다리(bridge)’
• גן (G-N) /gan/ ‘정원, 유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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ד 달레트 (Dalet)

/d/. 기멜처럼, 영어의 /d/와 동일한 발음을 낸다. 베트처럼 다게쉬가 있기는 하지만, 현대 히브리어에서는 무시된다. 기멜과 마찬가지로 문법적 기능은 없다.

 

• דג (D-G) /dag/ ‘물고기’
• דלת (D-L-T) /délet/ ‘문(door)’
• אדם (A-D-M) /adam/ ‘사람,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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ה 헤, 헤이 (He, Hay)

/h/, /a/, /'/. 자주 보이는 글자 중 하나이다. 원래는 영어의 hotel과 같이 /h/ 발음을 내나, 단어 뒤에서는 /a/ 발음이 있음을 나타내기 위해 쓰인다. 그럼 세 번째인 /'/는 무엇을 나타낸 것이냐? 경상도 사투리에서 "e의 e승"을 읽다 보면 e에서 나오는, 성문 파열음이다. 프랑스어와 이탈리아어 등, 남서 유럽의 언어에서 H가 아무 소리를 내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현대 히브리어를 듣다 보면 아예 음가가 사라진 경우를 볼 수 있다.

 

• הר (H-R) /har/ ‘산’
• הלילה (H-L-Y-L-H) /haláyla/ ‘오늘 밤’
• אשה (A-Sh-H) /ishá/ ‘여자’
• הולך (H-V-L-K) /(h)olékh/ '(1/2/3인칭 남성 단수 현재형) 걷는다'

 

문법적인 기능도 가지고 있다. 첫째, 정관사로 쓰인다. 히브리어는 부정관사는 없지만 정관사는 있는데, 그 정관사가 바로 이것이다. 참고로, 형용사의 수식을 받는 명사에 정관사를 붙일 때 명사에만 붙이면 되는 서유럽의 많은 언어들과는 다르게, 히브리어는(그리고 가까운 언어인 아랍어도) 형용사에도 정관사를 붙여야 한다는 규칙이 있다.

둘째, 명사나 전치사 맨 뒤에 붙어서, 3인칭 단수 여성이 수식해 주는 효과를 갖는다.

• אחותה → אחות (A-Kh-V-T → A-Kh-V-T-H) /akhót/ → /akhotá/ '여자 형제' → '그녀의 여자 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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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 모두를 한 글에 적자니 글이 너무 길어지는 관계로, 나누어 적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