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브리어] 1. 언어 소개

• 요약
  • 현대 히브리어는 예수가 태어나기도 전에 사멸된 언어를 20세기에 와서 부활시킨 것으로, 아랍어와 같은 아프리카아시아어족 셈어파에 속한다.
  • 히브리 문자는 원칙적으로 모음이 없으나, 편의 상 모음의 역할을 함께 수행하는 문자들이 있다.
  • 아랍어처럼 3근 자음(Triliteral root)이라고 하는 형태로 어근이 이루어진다.
  • 어순은 S-V-O이며, 단어들이 문법적 성과 수에 따라 변화하는 굴절어다.
• 다음은 현대 히브리어가 문법적으로 갖는 주요 특징들이다.
  • 모음을 표기하지 않는다
    • 사실 반만 맞는 소리다. 정말로 하나도 없으면 구분이 너무 안 되니까. 다음 글자들은 상황에 따라 모음으로 일한다.
      • ה (헤이, h) : 단어 끝에 올 경우 대체로 /a/ 발음을 낸다.קונה /kone/ 처럼 /e/일 때도 있다(이건 성별에 따라 /kona/일 때도 있다).
      • ו (바브, w/v): /o/, /u/ 발음을 낸다. 소리 내는 게 좀 다양해서 외워 주어야 한다. 공부해 본 결과 וו 는 대체로 /v/ 소리가 나나(ברווז /barvaz/ , סוודר /sveder/), ו는 외워야 하는 수준이다(ורוד /varod/)
        • 언젠가 'יו-' 로 끝나는 단어를 볼 것이다. 알파벳으로 옮기면 -yv, -yw인데, 사실 이 녀석의 발음음 /-av/다. 문어체에서 볼 수 있을 3인칭 단수 남성 소유격 어미이다.
      • י (요드, y): /i/ 발음을 낸다. 이 역시 ימין /yamin/ 처럼 한 단어 안에서 /y/와 /i/를 다 나타낼 수 있다. 대체로 ו와 י는 맨 앞에서는 원래 발음인 /v/와 /y/를 내는 듯하다.
      • 이 외에도 א와 ע 역시 모음이 있음을 나타낸다. 원래 각각 성문 파열음과 인두 마찰음을 나타내나 모음 표지에도 쓰이며 인두음은 현대에 아예 사라졌다. 이 인두음은 아직 아랍어에는 남아 있어서 학습자를 아주 골때리게 한다.
    • 그럼 모음 표지 없이 자음만으로 이루어진 단어는 어떻게 해야 할까? 당연히 외워야 한다. 하지만 공부하다 보면 조금씩 보인다.
      • 개는 /kelev/고, 책은 /sefer/고, 왕은 /melech/다. 개들은 /klavim/이고, 책들은 /sfarim/이다. 그럼 왕들은 뭘까? R¹eR²eR³ → R¹R²aR³im 형태가 보이는가? /mlakhim/이다.
      • 그럼 דובדבן 얘는 뭘까? 알파벳으로 적으면 DWBDBN이겠다. 물론 ב가 /b/도 되고 /v/도 되니 경우의 수가 4배가 된다.
        • 정답은 /duvdevan/이다. 아쉽게도 이런 건 외워야 한다.
  • S-V-O(주어-동사-목적어) 형식을 따른다. 다만 격식을 갖춘 문어체에서는 V-S-O 형식을 따른다. 원래 성서 히브리어부터 V-S-O 형식이었다. 참고로 현대 표준 아랍어도 V-S-O이다.
    • 예시
      • 현대: 왕이 책을 읽는다(המלך קורא ספר /ha-melech kore sefer/) - 왕이 읽는다 책을
      • 문어체: 이스라엘 독립 선언서 첫 문장 (בארץ־ישראל קם העם היהודי /be-eretz-yisra'el kam ha'am ha-yehudi/) - 이스라엘 땅에서 일어났다 이스라엘 민족이
      • 성서 히브리어: 창세기 1:1 (בראשית ברא אלהים את השמים ואת הארץ /bereshit bara elohim et ha-shamayim ve-et ha-eretz/) - 태초에 창조하였다 하느님이 하늘을 그리고 땅을
    • 단, S-V-O 형태를 따르는 점을 제외하면 유럽 언어들과의 비교할 구석이 여러 곳에서 나온다
      • 형용사는 프랑스어처럼 명사를 뒤에서 꾸며 주며(un moulin rouge - טחנה אדומה - 빨간 풍차. 둘 다 '빨갛다'가 뒤에 온다), 현대 히브리어의 소유형용사도 뒤에서 꾸민다(ma vie - החיים שלי - 나의 인생. 사실 히브리어의 소유형용사는 'of me'와 같은 형태로, 앞서 적은 '나의 인생'도 영문으로 직역하면 The life of me이다.).
      • 전치사가 대명사를 받을 경우, 전치사와 대명사가 결합된 단어들을 사용한다. 다만 이러한 대명사에 대한 변화는 전치사들 모두 형태가 거진 또이또이하므로(전치사가 '나'를 꾸밀 경우 י-인 식으로), 외우는 데에 무리는 없을 것이다. 영어에선 전치사 안 쓰는 단어인데 히브리어에서 써야 하거나, 그 반대인 경우가 자주 보여 헷갈리는 게 문제지만.
        • ~를 위해(בשביל)
          • 왕을 위해: 영어의 전치사처럼 한 칸 띄우고 בשביל המלך가 된다.
          • 너를 위해: '너'를 의미하는 ך~가 붙어, בשבילך가 된다.
  • 3근 자음
    • 한국어(그리고 다른 많은 언어들)는 어근이 음절로 이루어져 있다.(먹-다, 자-다, 따르-다, …)
    • 그런데 히브리어는 어근이 자음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중간에 들어가는 모음과 앞뒤로 추가로 붙는 자음을 통해 세부적인 의미를 바꾼다.
      • נ-ע-ל(N-’-L): 신발, 무언가를 채우는 의미
        • נעל(na’ál): 신다, 잠그다
        • נעל(ná'al): 신발
        • לנעול(lin’ól): 신기, 잠그기
        • נועל(no’él): 신는다, 잠근다(현재형, 남성, 단수)
      • א-ד-ם(’-D-M): 빨강, 땅, 인간 등
        • אדם(adám): 남자, 인간(흔히 아는 그 아담 맞다)
        • אדום(adóm): 빨강
        • אדמה(adamá): 땅
    • 이렇게 어근의 형태와 그 활용 방법이, 동아시아 및 유럽의 언어들의 관념과는 다른 언어이다. 하지만 모든 단어가 3근 자음으로 돌아가는 것도 아니며, 모든 어근이 같은 형식으로 변화하는 것도 아니다. 
• 아랍어와의 유사성
  • 사실 여담 정도로나 보는 것이 맞으나, 히브리어를 배우려고 할 정도의 사람이라면 여기에도 관심이 갈 수 있어 함께 적는다.
  • 우선 먼저 언급한 대로 두 언어 모두 3근 자음을 기본으로 단어가 형성된다. 그리고 동일한 뿌리의 문자에서 나온 어근들이라면, 그 의미도 같거나 비슷한다.
    • ك - ت - ب(K-T-B) - כ - ת - ב(K-T-B) : 쓰다(단, 아랍어에서는 책을 كتاب (kitaab)이라고 하나, 히브리어에선 ספר(sefer)라고 하는 등 차이가 있다)
    • 이것 말고도 몇 개 더 보이는데, 아랍어 쪽을 어줍잖게 설명할 것 같아 못 쓰겠다. 예를 들어 ق - د - م (Q-D-M)이라든가.얼추 아는 바로는 히브리어의 ק - ד - ם(Q-D-M)과 함께 무언가를 앞선다는 뜻인데, 아랍어에서는 오래되었다는 것, 히브리어에서는 קדימה가 '앞으로' 라는 걸 아는 수준이라..
  • 그 외에 기초 어휘 수준에서도 유사성을 보인다.
    • 나: אני (ani) - انا (ana)
    • 그: הוא (hu) -  هو (huwa)
    • 그녀: היא (hi) -  هي (hiya)
    • 날(Day): יום (yom) - يوم (yawm)
    • 집: בית (bayit) - بيت (bayt)
    • 왕: מלך (melech) - ملك (malik)
    • 이름: שם (shem) - اسم (ism)
  • 아랍어를 찍먹 정도만 했더라도 이런 단어들을 보며 '아 이거 아랍어랑 비슷한데?' 할 수는 있겠다만, 그렇다고 영국인이 프랑스어 배우는 수준의 도움까지는 안 되지 싶다. 차라리 한국인이 일본어 배우는 데에 도움이 더 크게 되면 될까. 그래도 배경 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보다는, 배우는 재미는 클 것이다.